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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8년05월01일 17시19분   글쓴이: 공무원   조회 : 982  
 적극 행정 바란다면

       

“이래서 ‘공무원은 답이 없다’고 하는구나.”

공무원이 된 뒤 처음으로 정기감사를 받다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다. 고참 대부분은 문제가 생기면 이를 빠져나가기에 급급한 ‘소극행정의 달인’이었다. 하지만 뭔가 소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던 선배는 시도 때도 없이 감사장에 불려다녔다. 그가 하늘을 쳐다보며 착잡한 표정으로 피우던 담배 연기처럼 선배의 열정도 사라져가는 것 같았다.


#일 벌이면 감사만 늘어나는 문화

일반 민간기업에서는 일을 많이 하면 칭찬을 받는다. 하지만 공무원은 되레 감사받을 사항만 늘어난다.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감사도 받지 않아 징계로 인한 벌점이 없다. 공직사회에서는 ‘열 개 잘하고 하나 잘못한 사람’보다 ‘아무 일도 안 해서 징계가 없는 사람’이 승진에 유리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다. 부처에서 필요한 장비를 사려고 알아보던 중 유명 업체가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전시회 때 장비를 몇 번 가지고 나간 것이 전부인 사실상 새 제품을 절반 값에 주겠다고 제안했다. 경기가 워낙 나빠 하루 빨리 처분해 현금화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업체 사장은 “원한다면 각서도 쓰고 보증기간도 두 배로 늘려주겠다”고 했다. 우리 예산으로 사려던 것보다 성능이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서 업무를 추진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이런 거래를 책임질 수 있는 이가 한 명도 없어서였다. 민간기업이었다면 좋은 제품을 싸게 샀다고 상 받았을 일이지만 공무원 조직은 달랐다.

# 아이디어 내라면서 실패 땐 문책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 분위기에서 톡톡 튀는 생각이 나올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새 정부 정책 상당수가 과거에 추진했던 일들을 제목만 바꿔 재탕하는 것 아닌가. 공무원에게서 좋은 생각이 자라게 하려면 ‘선한 동기로 시작한 일에 대해서는 결과가 나빠도 문책하지 않는다’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공무원에게 ‘실패’란 바로 감사 대상이자 공직 생활을 망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 창의정책 첫걸음은 조직 유연성

개인적으로 늘 상상하는 것이 있다. 뭔가 새로운 일을 추진할 때 감사부서에 “규정에는 없지만 이런 일을 해도 되냐”고 스스럼없이 물어보고, 이에 감사부서는 “이런 방식으로 처리해보라”며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감사부서가 조언한 대로만 일하면 나중에 결과가 나빠도 문책받지 않는 안정적 시스템을. 이렇게만 된다면 국민을 감동시킬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정책들이 대거 쏟아지지 않을까.

고용노동부 한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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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들어간다 (18/05/02/ 09:11)
어려운 일은 하위직이
책임도 하위직이
표창은 상급자가
일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갈수록 진리~~~
아닌말로 나서지 말것, 나대지 말것, 아이디어 내지 말것....
 고위직 (18/05/02/ 11:36)
어려운 일, 책임질 일 안하는 하위직도 상당히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뺀질뺀질거리면서 상급자를 우습게 아는 직원을 쳐다보고 있으면,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되었나? 라는 자괴감도 가끔 듭니다.
 하위직 (18/05/02/ 13:28)
고위직님 하위직이 어렵고 책임질일을 안할려고 하면
본인이 직접하세요.
아무도 책임져줄수없는걸 왜 직원들한테 시킵니까
 동감이다... (18/05/02/ 13:35)
일하는데 손가락 하나 보태지 않다가 문제가 되니까
니가 뭘 안다고 그렇게 했냐고 소리소리....작년에 한거 보고 그대로 안 했다고...지롤...ㅋㅋ
 웃어보자 (18/05/03/ 09:09)
무기력해지는 아침이네요 서서히 물들어가는 나도 싫다 정신 똑띠 차리고 살아야지
 도배 (18/05/03/ 11:02)
오늘도 보도자료에 도배 돼 있던데
그분 말고도 국장돼서 교육중인 한분도 그렇고
소문 많은 분들이 계시죠
아휴 답없다
 어벤져스 (18/05/08/ 09:30)
일밖에 모르고 승진할려고 아우성인 사람들만 모아서 실과 하나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밤낮으로 일하는 과 하나 만들자에 한표
 나그네 (18/05/16/ 16:00)
그 과의 이름은 승진과라고 해서 하나만듭시다. 모든과의 야근업무를 맡아서 하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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